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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로 컴퓨터를 조립한 이야기.

꿍시렁꿍시렁

2023년 02월 25일

 

 컴퓨터 수리점에서 바가지를 쓴 이래로 컴퓨터를 직접 조립하기 시작한지 10년. 컴퓨터를 4-5년 주기로 바꿔서 이번이 3번째 조립이다. ​4-5년 주기로 바꿔서 그런지 바꿀때마다 소소하게 신기한 기능이 추가된다.

 

 처음 컴퓨터를 조립할때는 엄청 커다랗던 HDD가 SSD로 바뀌면서 손바닥만해졌다는게 신기했고, 그리고 반대로 고급 그래픽카드를 처음 써봐서 그렇게 커다란 그래픽카드가 처음봐서 신기했다.

 두번째 조립할때는 ssd가 nvme로 바뀌면서 더 작아졌다는거랑 메인보드가 와이파이랑 블루투스가 된다는 것이 엄청 신기했다.

 이번에 신기했던건 쿨러에 LCD기능이 생긴거랑 nvme 고정방식이 바뀌었다는거, 메인보드가 문제있는 부품을 불빛으로 표시해준다는 점이 신기했다. 그리고 화이트 부품도 많이 늘었다는 점도 꽤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올화이트 맞추기는 힘들지만, 화이트 부품이 늘었다는 점에 의의가...

 

 그리고, 이번에는 3번째 컴퓨터 조립이라서 안 헤맬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헤맸다.

 

 먼저 박스열자마자 신기했던건 이제 종이설명서가 없다는 사실. 박스에 QR코드를 그려놨다. QR코드 찍으면 설명서 다운가능한 페이지로 이어진다. (귀찮...) 난 종이 설명서가 좋은데.

 

 먼저 메인보드를 안전한데 눕혀놓고, CPU를 조심스럽게 넣고 닫고 난뒤, 쿨러를 조립할때 당황했다. 이전에 쓰던 수냉쿨러는 소켓가이드를 뺄때 안 빠져서 한참을 뻘짓을 했는데, 이번에 산건 그냥 쑥 빠지는데다, 메인보드의 어떤 플라스틱조각을 빼고 조립하라고 설명서에 영어로 써있어서 ?이렇게 하는게 맞나? 나 잘못 조립하고 있는거 아냐 싶어서 당황(+1).

 

 램도 끼고 케이스에 조립하려는데 이전에 메인보드 고정했던 나사가 전부 사라려져서 당황(+2). 

 메인보드 고정 나사는 케이스사면서 주는건데 메인보드 사면 주는건줄 알고 보관을 소홀히했다. 

 다행히 예전에 NZXT에서 비싼 케이스를 살때 나사를 엄청 넉넉히 준게 남아있어서 그걸 썼다. 

 현재쓰고 다크플래쉬 케이스도 NZXT케이스만큼 비싼건데 나사 여유분을 몇개 안 줘서 하마터먼 나사 구하러 다닐뻔했다.

 

 이제 ssd를 껴야하는데 방열판을 열고나니 무슨 쿨링패드같은게 있어서 오오오하면서 장착하려는데, 이번 메인보드는 나사 방식이 아니여서 당황(+3). 다시 메인보드 상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무슨 이지어쩌구 방식이라는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르겠어서 인터넷에 검색하니 기가바이트 페이지에 동영상 설명이 있었다. 그래서 따라하는데... 누르는데 눌러지지가 않아서 엄청 힘을줬더니, 따똭-하는 소리가 엄청 크게나서 새 메인보드 ssd 걸쇠를 부셔먹었구나!! 생각해서 당황(+4) 다행히 새거라서 뻑뻑한거여서(...) 무사히 장착했다.

 

 그다음은 파워를 고정하는데 비싼걸 샀더니, 파워선이 전부 따로 꽂는 방식이라서 필요한것만 꽂으면되서 정리하기가 쉬웠다. 전에 쓰던 파워는 필요없는 선들도 뒤에 밀어넣어야 해서 자리가 없어서 케이스가 잘 안 닫혔는데 이번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케이스가 잘 닫혔다.

 

그리고 컴퓨터를 켰더니 케이스 하단에 단 팬에 선이 껴서 따ㅇ다다다다ㅏ아아 소리가 나서 당황(+5). 일단 팬 전선을 빼고 계속했다. <복선

 

그 다음 컴퓨터를 켜니 아예 부팅이 안 됨되서 당황(+6) 이때 진짜로 엄청 당황했다. 그러다가 메인보드가 문제있는 부품을 표시해준다던게 기억나서 얼른 찾아보니 CPU에 불이 들어왔다. CPU가 불량이 나올수도 있나?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속에서 오가면서 엄청나게 당황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고, 구글에 검색해보고, 쿨러빼고 cpu 다시 장착해보고, as받으려면 절차가 얼마나 복잡할지에 대해 고민해보고, 파워선 확인해보고, 파워선 빠진거 발견하고(...) 하단에 팬이 돌아가면서 소리가 요란하더니 그때 빠졌나 보다.

 

 파워선을 꽂고 나니 이제 부팅이 됐다. ...바이오스화면까지만. 이번엔 DRAM에 불이 들어와서 당황(+7). 

 환장하네... 

 램을 꺼내고 다시 꽂고, 불이 계속 들어오고, 한개만 꽂아보고, 다른칸에 꽂아보고, 여전히 불이켜져있고, 그 와중에 방열판 떨어지고...? 당황(+8) 계속 쓰던 지스킬 사려다가 커세어의 화이트 방열판에 홀려서 샀는데 방열판을 그냥 양면 테이프 같은 걸로 붙여놨다...? 진짜로...? 다시 힘줘서 꼭꼭 누르니 붙기는 했는데 진짜 당황스러웠다. 어쨌든 그러고 다시 꽂았는데 불이 안꺼져서 어쩌지... 하면서 앉아있는데 갑자기 불이꺼지고 부트메뉴 들어가져서 무사히 윈도우를 설치했다. 처음에 부팅이 안됐던게 불안해서 메모리 검사도 해봤는데 문제없다고 뜬다. 처음이라서 부팅하는데 시간이 걸렸던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멀쩡한것같다.

 

 그 다음은 내장그래픽 확인하면서 부팅되니까, 원래쓰던 외장 그래픽을 꽂았더니 또 바이오스 화면까지만 부팅된다. 당황(+9).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윈도우 다시 설치했더니 정상적으로 부팅됐다. 전전에 쓰던 컴퓨터는 내장그래픽, 외장그래픽 번갈아가면서 연결해도 정상적으로 부팅됐던것같은데 뭐가 다른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것도 해결.

 

그 다음은 만 칠천원짜리 RGB 장식용 패널을 장착하려고 보니까 메인보드에 아무리 찾아도 3핀5V가 없었다. 결국 3핀용 어댑터 추가구매...

 

 후훗 이제 완성! 그럼 컴퓨터를 써볼까~ 했는데 이번엔 팬소음이 거슬렸다. 사실 지난 몇년간 계속 나던 소음이긴한데 수냉쿨러 소리인줄 알았던 소음이 수냉을 바꿨는데도 났다. 사실은 케이스 상단 팬 소음이었던것... 

 여태까지 몰랐네... 

 그래서 팬 나사를 너무 조였나 싶어서 풀어보고 다시 조여보고 그래도 안 되서, 케이스 상단에서 빼보니까 소음이 안 났다. 이게 뭐지 고민하는데 팬이 돌아가는 상태로 흔들어보니까 그 소음이 났다. 상단팬을 배기방향으로 달았는데 팬의 날개가 고정을 어떻게 한건지 위아래로 흔들려서, 돌아가는 상태에서 위아래로 덜걱거리면서 나던 소음이었다. 케이스 상단 팬을 배기가 아니라 흡기 방향으로 바꾸고 하단 팬도 반대방향으로 바꾸니 엄청 조용해졌다.

 

 그렇게 컴퓨터 조립하는데 거의 반나절이 걸렸고, 추가로 다음날 한시간동안 팬을 조였다 풀었다 헤맸다는 이야기.